相生과 낙태예방을 위한 HOMEPAGE

불교는 자비의 종교다. 자비를 실천하는 가장 구체적인 실천행이 생명을 보면 존중하고 보호해 주는 것이다. 생명을 존중하는 사상은 불교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종교에서 강조하고 있는 실천덕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종교적 생명존중관과는 달리 오늘날의 현실태는 생명경시 풍조가 너무도 만연되어 있다. 90년대 초에 발표된 통계자료에 의하면 한해에 태어난 유아의 숫자는 60만 명이라고 한다. 그 반면에 하루에 4천5백 명, 1년에 1백50만 명, 이 수는 우리 나라에서 낙태로 소리 없이 죽어가는 생명들이다. 형법에서도 낙태죄(제269조, 270조)를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처벌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낙태율은 1960년대 가족계획사업이 토착화한 것과 같이 매해 증가일로를 밟아 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제는 가족계획이 바로 낙태인 것처럼 산아조절을 하는 방법으로 삼고 있으며, 남아선호사상과 성도덕 문란등의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낙태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에서 한해 동안 행해지는 낙태는 최소한 1백50만 건 이상으로 인구 2억이 넘는 미국의 1백50만, 일본의 50만, 프랑스의 17만, 스웨덴의 3만 건과 비교해 보면 부끄럽게도 세계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생명에 대한 절박한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연간 1백50만명이상이나 되는 소중한 생명이 살해되고 있다는 위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낙태에 대한 죄의식 없이 수많은 어린 생명을 살해하고 있다. 이것은 태아가 생명체를 지닌 한 인간으로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최근 종교별 낙태 경험 유무를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교인의 낙태경험 비율이 타종교인에 비해 가장 높게(불교인이 46.3%, 천주교인이 39.4%, 기독교인이 34.1%순으로 불교인이 제일 높게 나타났으며, 낙태 경험 여성 중에 평균보다 많은 3회 이상의 낙태경험율은 불교에서 가장 높아 32.0%를 차지하며 다음이 기독교로 30.1%, 종교가 없는 여성이 22.1%이다. 반복 낙태율이 가장 낮은 것은 천주교인으로써 7.7%로 나타났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1991, 낙태의 실태 및 의식에 관한 연구) 나타났으며, 보살계를 받은 여성 불자일지라도 47.5%가 낙태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보살계를 받은 불자의 47.5%가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에 보살계를 받지 않은 불자의 22.3%가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을 나타내고 있어서 오히려 보살계를 받은 불자가 수계하지 않은 불자보다 배이상의 임신중절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을 보였다. 조광한.1994. 불교인의 임신중절에 대한 의식조사 연구, 중앙승가대학 논문)되었다. 생명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불교의 종교관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조사의 결과는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인식되므로 이에 본 연구자 나름대로 불교인의 낙태원인을 분석해 결과 다음과 같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불교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보면, 사찰이나 불교 교육기관 등에서 705이상이 낙태가 죄가 된다는 법문을 들은 적이 없다는 연구결과를 보이고 있어 불교인의 낙태률이 높은 근본 이유는 성도덕문란이나, 남아선호사상등의 일반적인 낙태 이유 외에 태아의 생명에 대한 불교인의 무지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본 연구자는 태아의 생명 존중을 일깨우는 구체적 방안 모색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불상생을 계율의 첫째 덕목으로 삼는 불교의 생명과에 입각해서 태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근거를 불교경전에서 찾아보고, 특히 <장수멸죄경>을 중심으로 태아 생명에 대한 무지를 일깨워 낙태 방지를 위한 학계의 이론적 연구와 종교계의 실천적 활동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아울러, 태아도 존엄한 인간으로써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 존재임을 불전을 통해 제시해 보고 불교의 기초 교리에 입각한 태교 방법을 실천적 입장에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

형법상 태아란 受胎後 '사람'으로 취급되기 직전까지의 생명체를 말한다. 오늘날 임신 기간의 長短과 태아의 발율정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태아로 보기 시작하는 시점을 어디에서 구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소위 受精說과 着床說이 대립하고 있다.

불교에서 보는 태아는 수태되는 순간부터 이미 생명체를 지닌 인간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현대적 태아학의 관점에서 보면 전자의 '수정설'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연기설을 기준으로 보면 태아가 모태에 들 때는 전생의 업에 따라 識이 들며 이때부터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간의 일생을 시작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불교에서는 인간의 생명이 한 생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연기의 존재로 지속된다고 본다. 말하자면, 십이연기의 무명으로 인한 그 자신의 업에 따라 윤회되기 때문에 수태되는 순간에 이미 전생의 정신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믿는다.

이를 '四有說'로 설명하면 本有는 生有로부터 죽는 순간까지 인간의 일생을 말하는 것이므로 모태에 들어가 生을 받는 첫 찰라 즉 '생유'의 순간부터 이미 인간으로서 첫 출발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유전학자들도 수태되는 순간에 태아는 이미 생물학적으로 독특한 유전기호가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램지와 누난 등은 유전학적 설명이 현대 과학으로 첨단의 지지를 받을 만한 방법이라하여 모든 피조물마다 서로 전혀 다른 독특한 유전기호가 있는 바, 이것이 수태되는 순간에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독특한 기호가 주어진 그 순간부터 모든 권리를 지닌 인간적 존재라는 것이며 그 뒤에 일어나는 일연의 모든 과정들은 그 독특한 자아의 전개 과정이라는 것이다. 현대 유전학은 어떤 알아차릴 만한 모양이 있기 훨씬 전부터 형상적 요인들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독특한 유전기호와 형상적 요인이란 불교적 의미에서 볼 때 전생의 업종자를 지닌 중유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는 과학적 근거가 된다. 유전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중유의 업이 서로 다르므로 중유가 지은 전생업에 따라 육근 즉 새로운 유전자가 결정되는 것을 말하고, 독특한 기호가 주어지는 그 순간이란 중유가 모태에 든 첫 찰라 즉, 생유의 아뢰야식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확인될 수 있는 사실은 불교의 사유설이 현대 유전학에 비추어 보아 과학적으로 입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점과 관련하여 우리나라 대법원의 판례집을 보면 "인간의 생명은 잉태된 때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회임된 태아는 존엄과 가치를 지니므로 그 자신이 이를 인식하고 있던지 또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지에 관계없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되어야 함이 헌법아래에서 국민 일반이 지니는 건전한 도의적 감정과 합치되는 바"라고 갈파한바 있다.

한편, 태아를 수태직후부터 인간으로 보고 태아의 생명권을 인정하는 입장에 대해서는 종교마다 또 학자들마다의 견해가 대동소이하지만, 그중에서도 불교를 포함하여 인간 생명 발생의 사상적 배경이 되는 기독교, 천주교의 인간론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이들 종교 모두가 태아를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즈음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이들의 종교단체에서 벌이고 있는 낙태반대운동모임이나 생명보호단체 활동들을 보면 태아의 생명존중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교, 기독교, 천주교가 일반인들의 의식구조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태아의 생명에 대한 우리 인간들의 무지와 이기심은 이들의 종교적 관점과는 상관없는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불교의〈大寶積經〉 제55권 佛爲阿難說處胎를 보면 태아가 얼마나 어렵게 모태에 들어와 생명체를 가진 인간으로 태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는 존재인지를 알 수 있다.

"만일 어떤 중생이 胎에 들고자 할 때에는 인연이 두루 갖추어져야 몸을 받을 수 있는 것이요, 만일 두루 갖추지 못하면 몸을 받지 못하느니라. 어떤 것을 인연이 두루 갖추지 못했다고 하는가. 부모될 이가 애염(愛染)의 마음을 일으키면 中陰이 그 앞으로 가서 받아 날 곳을 구하는 것인데 그러나 이 부모의 赤白이 어울릴 때에 혹은 먼저이거나 혹은 나중이어서 때를 함께 맞추지 못하고, 또 몸 속에 각각 여러 가지 질병이 있게 되면 태안에 들어가지 못하느니라.

그 어머니이 태안이 혹은 風을 앓아서 黃血의 기운으로 막히게 되거나 혹은 태가 박혀 있거나, 혹은 살덩이가 맺혀 있거나... 등 여러 가지 병들이 있으면 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느니라.

또 부모될 이는 존귀하고 복덕이 있는데 중음이 낮고 천하거나, 혹은 중음은 존귀하고 복덕이 있는데 그 부모될 이가 낮고 천하거나, 혹은 양쪽의 복덕이 서로 느낄 업이 없으면 역시 아이를 배지 못하느니라.

이와 같이 중음이 아이가 될 때에는 먼저 두 가지 뒤바뀐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니 어떤 것이 두 가지냐 하면, 부모가 화합할 때에 만일 그가 남자라면 어머니에 대하여는 사랑을 내고 아버지에 대하여는 성을 내며 아버지가 정액을 쏟을 때는 그것이 자기의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니, 만일 그가 여자라면 아버지에 대하여는 사랑을 내고 어머니에 대해서는 성을 내면서 어머니가 정액을 쏟을 때에는 역시 그것이 자기의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니, 만일 이런 성을 내거나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면 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느니라.

또 아난아, 어떻게 어머니의 태 안으로 들어가게 되느냐 하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애염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월경이 순조롭고 중음이 앞에 나타나고 위에서와 같은 여러 가지 허물이나 병환이 없고 業緣이 완전히 갖추어지면 곧 태 안으로 들어가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중음이 태로 들어가려고 할 때에는 부모될 이와 중음의 三事간에 업연이 화합되어야만 비로소 태에 들게 됨으로 모태에 드는 인연 만나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한 同經에 중유가 태에 들어가려고 할 때는 복덕이 없는 이와 복덕이 있는 이가 각자의 업에 따라 모태에 들어가지만 이 두 中有 모두가 태에 들어갈 때 일으키는 생각이 대체로 모태 속은 무섭고 두려운 곳이라고 느낀다.

중유가 지은 전생업에 따라 모태 안에서 느끼는 생각은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장수멸죄경〉에도 이와 같은 내용이 있다.

"여인아, 네 어린 것이 태안에 있을 때에는 사람의 형상을 갖추어 생장과 숙장이 있어 비유하건데 마치 지옥에 있는 두 돌이 몸을 누르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어미가 더운 음식을 먹으면 더운 지옥과 같고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차가운 지옥과 같아서 종일토록 괴로워하며 어둠 속에 있는 것이다(보광정견여래 말씀, 연구자 주)."

이와 같이 경전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모태에 있는 태아는 두렵고 불안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따라서, 태아는 본능적으로 자기의 생명에 대한 보호본능을 필사적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의 생명을 없애려는 외부의 자극에 대해 태아가 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은 없기에 더 큰 악연을 짓고 죽어 갈 수밖에 없는 존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본 연구는 오늘날 태아의 생명경시에 따른 절박한 위기의식의 문제제기를 통해 佛典에 나타난 태아의 생명존중관과 태교에 대해 살펴보았다. 불전 가운데서는 <長壽滅罪俓>을 중심으로 불교의 생명발생 이론의 근거가 되는 연기사상을 12연기설, 업감연기설, 아뢰야식 연기설로 나누어 이들 연기사상 속에 내포되어 있는 '中有說'이나 '識受胎說'과 같은 태아의 생명발생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다루었다. 그리고, 부모와 업이 같은 전생의 업을 가진 중유가 모태에 수태된 후 생명체를 지닌 주체로서 어떻게 성장 발달해 나가는지를 간략하게 살펴보고, 태아의 살인행위인 낙태죄와 그 과보의 근거를 찾아내어 낙태에 대한 구제의 방법으로 12연기의 이해, 6바라밀의 실천, 참회 등 태아의 생명존중을 위한 실천행설을 제시해 보았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불교적 태아관에 입각하여 태아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태아교육의 위해 임부가 행해야 할 불교적 관점의 태교를 '佛受胎敎'라고 새롭게 정의하고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와 실천 방안을 사성제설과 임부의 보살행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이상에서의 연구내용을 요약하여 보면 아래와 같다.

불교는 생명형성의 교설을 연기설로 설명하고 있다. 연기설을 대표하는 것은 12연기로 생명현상의 총괄적인 관점을 '識受胎說'로 보고 있다. 불교에서 보는 임신의 성립조건은 정자와 난자의 결합 외에 '識' 또는 '中有'가 존재해야 가능하다고 본다. 이 '識'은 생명체의 정신과 형체를 이루는 직접 原因이자 條件으로서 전생에 지은 業力에 따라 자기와 業이 같은 同業의 부모에게서 태어난다. 이러한 원리를 설명한 것이 '業感緣起說'이며, 업감연기설인 소승의 연기설 다음에 일어난 것이 '阿賴耶識緣起說'이다. 아뢰야식 연기설은 전생의 업을 가진 '識'이 모태에 들기 전에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가를 밝힌 것으로 이를 압축하면 '眞空妙有'로 설명될 수 있다. '진공묘유'란 잠재하는 인간 내지 우주의 생명력을 말하는 것으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근본류의 사후 생명이 우주전체의 생명과 융합되어 생명력이 공허하여 없는 듯하나 인연이 성숙되면 언제라도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되살아 날 수 있는 잠재력이 되어 아뢰야식 속에 함장되어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인간의 생명은 사망과 동시에 끝나서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는 일반인들의 의식이나. 임신의 성립조건이 단순히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보고 있는 현대 의학적, 他 종교적 관점과는 전혀 다른 불교만의 독특한 사상에서 출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같이, 불교는 태아를 수태되는 그 순간부터 생명체를 지닌 소중한 생명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출생 이전의 낙태행위는 불교계율의 1戒에 해당되는 不殺生의 계를 파하는 것으로 오역죄 중에서 가장 큰 대죄에 해당된다고 보는 것이다. 불교가 이렇듯 태아의 생명존중을 강조하는 있는 근거는 불전 곳곳에서 '四大(地水火風)'의 작용으로 태아가 모태내에서 성장, 발달해 나가는 과정을 상세히 說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종단차원의 선행과제는 생명존중과 관계된 법회나 법보시, 연구강연등이 절실히 필요하며, 예수재(預修濟)나 불교의 방생법회를 새로운 신앙형태로 개선하여 불자들에게 태아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우는 종교적 양심을 회복하도록 해야한다. 아울러 정부는 임부의 건강에 치명적이 될 수 있는 불법 낙태에 대한 처벌기준을 강화하여 낙태로 인한 살생과 모체 건강을 함께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후 연구 역시 불전에서 강조하고 있는 태아의 생명 존중을 보다 구체화하여 낙태 방지를 위한 실천 연구로서의 역할도 함께 제시해 주어야 될 것이다. 또한, 불교의 기초 교리를 현대 사회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육바라밀 중에서 선정 바라밀을 태교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기르는 요가나 참선, 寫經등의 방법을 보다 쉽게 제시해 주어 임부나 가족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태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요컨대, 본 연구자는 태아에 대한 무지를 일깨우는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는바, 불교의 태아관에 입각하여 '佛敎胎敎'라는 새로운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려보았다. '불교태교'란 佛性을 지닌 자비롭고 지혜로운 심신이 건강한 태아를 출산하기 위하여 부부가 함께 기울이는 일체의 노력으로서 태아에서 잠재된 풍부한 가능성 즉 佛性을 啓發해 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본 연구의 이론적 내용은 모두 '육바라밀'의 실천적 해석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육바라밀은 대승 보살도의 대표적 실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육바라밀'의 의미를 현대적인 안목으로 논의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님은 자녀들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푸시는 분이시다. 특히 어머님의 베푸는 마음이 바로 보살의 마음이며 이것이 실천 행이 '보시바라밀'이다. 어머니의 마음, 보살의 마음은 모든 것을 자비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하염없이 베푸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둘째, 부모님은 자녀들이 건강하고 지혜롭게 태어나기를 소망하며, 자녀가 태어나면 수많은 배움의 가르침을 주고자 노력하신다. 자녀들 앞에서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를 꺼려하시며, 자녀들이 나쁜 행동을 본받지 않고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모든 행동 가짐을 조심하신다. 행동을 절제하고, 좋은 것을 가르치려는 그 마음과 행동이 바로 '지계바라밀'인 것이다.

셋째, 부모님은 당신들의 능력껏 자녀들이 배움의 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신다. 자녀가 배움을 통해 '인간됨'을 배우고 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자녀의 잘못됨을 꾸짖으며, 자녀들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느끼며, '人生'을 살아가신다. 자녀들이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를 참고 기다리며 인내하는 그 마음이 바로 '인욕바라밀'인 것이다.

넷째, 부모님은 자녀들에게 보다 훌륭한 가르침을 주시기 위해 수많은 어려움을 참아 내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피땀을 흘리신다. 자녀들을 위해 모진 고통도 참아 내며 직장, 사회에서 배운 경험과 지식을 자녀들에게 가르쳐 주시려고 애를 쓰신다.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기 위해서 부모 나름대로의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는 이 자세가 바로 '정진바라밀'이다.

다섯째, 부모님은 자녀들의 수많은 행동을 지켜보며 그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늘 관찰하신다. 그 관찰을 통해 자녀에게 칭찬과 꾸짖음 등의 방법을 선택하여 자식이 훌륭히 자라도록 하신다. 자식을 향한 無言有言의 끊임없는 관찰 이것이 바로 '선정바라밀'이다.

여섯째, 부모님은 부모로서의 인생철학을 나름대로 갖고 계신다. 그 철학은 부모님이 인생에 대해 깨닫고 있는 지혜인 것이다. '인생'을 살아 나가는데 보다 현명한 지헤를 얻어 자녀에게 하나라도 더 일깨워 주고자 하시는 끊임없는 노력의 정신이 바로 '지혜바라밀'인 것이다. 이와 같은 부모, 자식간의 인연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그 해답은 모태 속에 살아 숨쉬고 있는 태아의 생명, 바로 그 소중한 생명을 존중해 주었는가? 아닌가?에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