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수,『統獨後 법적 동화과정과 문제(낙태에 대한 헌법상의 논의를 중심으로)』, ,
        사법행정, 382(92.10), pp.20∼26


Ⅰ. 머리말

1990년 10월 3일 동독의 서독으로의 가입(Beitritt)으로 정치적 . 외적 독일의 통일은 달성되었지만, 그 후 2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완전한 법적 통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법적 통일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가는 1871년에 건국된 제2독일제국이 통일된 민법전을 발효시키기까지 (1900년) 30여년이 소요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보더라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양독의 법적 동화과정은 이미 1990년 7월 1일 통화 . 경제 . 사회통합조약에 의해 시작되었다. 동독은 서독의 헌법질서의 본질적인 원칙들과 계약 . 직업의 자유등을 인정하였고(통화등 통합조약 제2조). 통화 . 경제 . 사회분야에 관련된 서독의 중요한 법률들을 이전받았다(동조약 제3조 및 부록Ⅱ).

통일조약(Einigungsvertrag: 1990.9.29. 발효) 제4조 5호에 의해 개정된 기본법 제143조는 단계적인 양독지역의 법적 동화과정을 정하는 원칙을 보여 준다. 이에 의하면 동독지역의 법은 1992년 12월 31일까지 기본법과, 1995년 12월 31일까지는 기본법의 통합구조부분 가운데 일부 규정과의 사이를 허용하여, 한편 법적 동화과정의 시간적 제한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통동후 법적 동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인 출발점은 서독법의 동독지역으로의 일방통행적인 확장은 불가능하다는 데에 있다. 물론 동독이 서독에 기본법 구 제23조 2문에 따라 가입함으로써 서독법중심의 법적 동화는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대립적인 이념과 경제체제, 이질적인 생활관계와 법 및 가치관의 차이를 무시한 일방적인 서독법의 효력확장은 비효과적이며 양독일인의 내적인 분열만을 유발시킬 것이 분명하다. 더욱이 동독법 가운데는 서독법보다 우수한 내용을 갖춘 것들도 상당히 있다고 평가된다(예를 들어 국제경제조약법, 해상거래법 그리고 노동법 . 민법 . 일부 규정들). 동독의 개선된 법률들은 통독후 입법자로 하여금 법적 동화과정에서 더 나은 법률들을 만들도록 자극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법적 통일을 이룩하는 작업은 입법자의 의무일 뿐 아니라 개선된 법질서를 창출할 좋은 기회이다.

낙태규정은 현재 독일에서 재산권문제와 함께 법적 동화과정에서 가장 논쟁이 심한 부분이다. 지난 8월 4일 연방헌법재판소는 낙태문제를 대상으로 한 '임산부 및 가족보조법(Schwangerenund Familienhifegesetz)'의 효력정지가처분을 결정하여 지금도 양독지역은 상이한 낙태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Ⅱ. 통독후 양독의 낙태규정의 차이와 낙태판결

1. 기한모델과 지표모델

통독전 양독의 낙태규정의 상이함은 단적으로 낙태가 임산부의 권리인가 아니면 범죄인가에 있다. 서독에서는 낙태가 형법상 "생명에 대한 범죄"로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한다. 허용되는 낙태는 임산부의 동의 외에 형법 제218조 a에 규정된 4가지 지표(Indikation)를 전제로 한다. 즉 임산부의 생명이나 육체적 . 정신적 건강 상태에 심한 위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을 때(의학적 지표), 태아가 분만전에 제거할 수 없는 건강 상태의 손상이 있을 때(사회적 지표)에 낙태는 처벌되지 아니한다. 여기에서 결정적인 것은 낙태를 허용하는 지표(Indikation)이기 때문에 소위 지표규정 또는 지표모델이라 불리운다. 이 지표들은 일반적으로 위법성조각사유로서 이해된다. 한편 지표들과 관계없이 수태후 22주가 경과하지 않았으며 의사의 자문을 거쳤다면 낙태를 한 임산부는 처벌받지 아니한다(형법 제218조 2항). 낙태를 한 의사의 처벌에만 관련되는 이 조항은 사실상 서독의 지표규정을 상대화시키고, 22주 이내라는 기한을 합법적인 낙태의 기준으로 만들고 있어서 주된 비판의 초점을 이루어 왔다.


이에 반해 동독에서는 1992년 이래로 임신중절법(Gesetz Über die Unterrechung der Schwangerschat)에 의해 임산부는 12주 이내에 낙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제1조 1항). 수태후 12주가 경과했어도 광범위한 의학적 . 사회적 지표에 해당하는 한 임산부의 신청에 의해 낙태가 허용된다(동법 제2조 1항, 동법 시행규정 제5조 3항). 허용되는 낙태의 사전준비부터 사후치료는 노동법 및 사회보장법상 질병의 경우와 같이 취급된다(동법 제4조 1항). 이 법률에 위반하여 낙태를 한 자는 형벌에 처하는데 임산부는 여기에서 제외된다.

동독의 낙태권의 기준이 수태후 12주라는 기한이기 때문에 이를 기한규정(Fristenr-
egelung) 또는 기한모델이라 부른다 동독의 기한규정의 목적은 교육 . 직업 . 결혼 . 가족 등 제반영역에서 여성차별의 철폐와 남녀평등의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여자의 낙태권을 보호하려는데 있다.

 

2. 연방헌법재판소의 낙태판결

낙태규정에 대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는 이미 서독연방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의해 무제한하지 않다. 1974년 연방의회는 제5차 형법개정법률을 의결했다. 이 법률에 의하면 수태후 13일후부터 낙태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에 처하나. 12주가 경과하기 이전에 임산부의 동의와 함께 의사에 의해 행해진 낙태는 허용된다.

그러나 이 법률에 대한 바덴 -뷰르뎀베르크 주 정부의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이 연방헌법재판소에 의해 받아들여졌고 8개월 후에 열린 추상적 규범통제의 본안판결에서 동법률은 기본법 제1조 1항(인간의 존엄)과 제2조 2항 1문(생명권)에 위배되므로 무효라고 선언되었다(낙태판결 : Schwangerschaftsabbruchurteil).

동재판소는 태아가 기본권능력을 갖는지의 여부나 생명의 정의를 다루지는 않았다. 이 판결에 따르면 낙태에 대한 형법적 제재는 생명권의 객관적 가치질서에서 도출되는 국가의 보호의무(Schutzpflicht) 및 인간의 존엄을 보호하는 국가의 의무에서 요구된다. 국가는 스스로 태아의 생명을 침해해서 안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적극적으로 타인이 -임산부도 포함- 침해하는 것을 저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연방헌법재판소는 태아의 생명보호가 임산부의 개성신장의 자유 및 자기결정권에 우선한다고 확정했다.


Ⅲ. 통일조약과 새로운 입법

1. 통일조약에 의한 법적 동화와 기본법 제143조

통일조약 제3장은 兩獨의 法的 同化를 대상으로 하였다. 서독의 연방법은 동독지역에 유효하다는 원칙하에(제8조), 이전되는 연방법의 원활한 기능을 위해 양독의 사회 . 경제적인 상이함을 고려하여 부록(Anlage)Ⅰ은 많은 개정 및 적용기준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나아가 동독법 가운데서 부록 Ⅱ에 명시된 개별 법률규정들은 기본법과 직접적인 효력을 갖는 유럽공동체법에 합치되는 한에서 계속 유효하다(제9조2항).

이에 따라 동독의 기한규정은 일부조항의 삭제후에 동독지역에 계속유효하므로 통독후 동 . 서독 지역은 상이한 낙태규정이 적용되었다.

이에 상응하여 동독법이 기본법에 相違할 수 있다는 현재 基本法 제143조가 편입되었다(통일조약 제4조 5호). 제143조 1,2항은 실제로 헌법정지(Verfassungsdurchbrec-
hung)를 의미한다. 하지만 연방헌법재판소는 잘란드州의 가입과 관련된 판결에서 헌법규범의 제한이 합법적인 상태에 더욱 근접하기 위한 규정들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맺고 있다면 과도기를 위해 용인될 수 있다고 하였고, 학설상 다수의견도 기본법 제143조 1,2항의 합헌성을 인정하고 있다.

동독의 기한모델의 존속에 대한 위헌론은 한편 연방헌법재판소의 낙태판결과 기본법 제143조 1, 2항을 근거로 제기되었다. 기본법 제143조 1항에 의하면 동독법의 기본법의 상위는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과 기본법 제79조 3항의 원칙들-인간의 존엄을 포함-에 상충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통독후 입법자는 통일조약 제31조에 따라 1992년 12월 31일까지 태아의 보호와 임산부의 갈등을 합헌적으로 해결할, 양독지역에 같이 적용될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만약 이 법률이 이때까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각기 양독지역의 상이한 규정들이 계속 유효하게 된다. 이 통일조약 제31조는 동독법은 1993년 1월 1일부터 1995년 12월 31일까지는 통치구조의 일부규정에만 벗어날 수 있다고 한 기본법 제143조 2항에 상충된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통일된 법률을 만든다는 예상하에 규범통제의 신청은 자제되었다.


2. 임산부 및 가족보조법

통일조약 제31조가 '가족과 여성'이라는 제7장에 소속되어 있고, 장래의 통일된 법률에 대해 형법상의 재판대신에 사회적 보조 및 자문을 언급함으로 이미 사회정책적인 조치가 낙태문제를 해결하는데 고려의 중점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시하였다.

각 정당들은 작년에 각기 낙태에 대한 법률안을 제출하였다. 예를 들어 자민당(FDP)은 의무적인 자문을 거친 후에 수태후 12주 내의 낙태허용안을, 사민당(SPD)은 자문의무를 포함하지 않는 기한모델을, 연합 90/녹색당은 노민당(PDS)과 유사하게 원칙적으로 기한에 상관없는 낙태의 합법화안을 제시했다. 단지 기민 . 기사당(CDU/CSU)의 공동법률안만이 수태후 3개월 이내에도 임산부의 어떤 결정권도 부인하는 지표규정안이었다. 대부분의 법률안들은 자문 . 계몽 . 피임수단의 보급 . 유아시설의 확충 . 경제적 원조 및 조세감면 등 임산부가 태아를 위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게 여성과 가족을 위한 제반 사회국가적인 급부를 포함하고 있어 그 시행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하였다.

법률안들에 대한 내용상의 문제외에 한편 헌법절차법상의 물음이 제기되었다. 즉 연방헌법재판소가 한 규범의 위헌결정을 내린 후에 입법자가 그 규범과 내용상 비슷하거나 일치하는 법률을 다시 제정할 수 있는가? 구체적으로 말하면 낙태판결후에 입법자가 다시 기한모델을 따르는 법률을 의결할 수 있는가란 문제이다. 이미 규범통제제도 자체가 입법자가 연방헌법재판소판결을 존중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고, 同재판소는 판례집 1권에서부터 법규의 무효선언은 연방헌법재판소법 제31조 1항에 의해 모든 연방의 헌법기관을 기속하며, 따라서 입법자가 같은 내용의 연방법을 다시 논의 . 의결하거나 이를 연방대통령이 공포할 수 없다고 확정했다. 학설상 이런 規範反復禁止論의 범위를 두고 -판결의 주문(Tenor)에만 국한하는가 아니면 주된 판결근거에까지 미치는가-다투어 왔지만 이 이론은 다수의견에 의해 인정되어 왔다. 그러나 연방헌법재판소는 과거의 입장과는 달리 1987년 연방헌법재판소법 제31조(기속력과 법률적 효력)와 규범을 파기하는 연방헌법재판소판결의 기판력은 입법자가 동일하거나 비슷한 내용의 새로운 법률을 의결하는 것을 저지하지 못한다라고 하여 규범반복금지론을 부인했다.

법치국가적 . 사회국가적 민주주의에 일치될 수 없는 법발전의 경직화를 예방하며, 법을 변화하는 법발전의 경직화를 예방하며, 법을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와 사회적 질서관에 따라 적응시키는 것이 바로 입법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와 법질서의 원활한 적응력을 제고한다는 찬성론과 法的 安定性과 연방헌법재판소의 권위의 경감이라는 반론이 대립되고 있지만, 사회적 요구나 질서관의 변화는 상당한 시간의 경과를 요하기 때문에 단기간 사이에 새로운 법률을 다시 제정하거나 연방헌법재판소의 판례가 변할 소지는 적다고 여긴다. 연방의회는 심한 논의 끝에 지난 7월 27일 연방참사원의 동의를 얻어 전체 독일에 시행될 '임산부 및 가족보조법(Schwangeren - und Familienhilfegesetz)'를 통과시켜 8월 4일 공포했다. 同법률 제13조 1호에 의해 새로운 형법 제218조에서 제219조 d가 지금까지의 형법규정 및 법규를 대신하게 된다. 이 법률은 낙태를 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이나 벌금에 처한다는 원칙하에, 수태후 12주가 경과하지 않은, 그리고 임산부의 요구와 자문의무를 거친 후 의사가 한 낙태는 違法하지 않다(동법 제218조 a)는 기한모델을 따르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으로 동독의 기한모델은 낙태를 가족계획의 한 수단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충분한 자문기회를 보장하지 못하여 違憲의 여지가 많다. 다른 한편으로는 서독의 지표모델은 태아의 보호를 실현시키는데 실패했다. 외국의 경험에서 보듯이 기한모델은 낙태율은 증가시키지 않고, 오히려 낙태율을 저하시켰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는 기한모델을 채택하면서도 피임도구의 적절한 사용 및 그 무료배급 . 계몽 등으로 유럽에서 가장 낮은 낙태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법률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임산부의 의사에 反하는 태아의 보호는 현실적으로 비효과적이며 불가능하다는 데에 있다.

이런 인식은 상이한 낙태규정하에서 축적된 양독의 경험 및 비교법적 연구에서 얻어진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국민경제수준을 고려하여 임산부가 분만의 결정을 스스로 내리도록 성교육과 자문기회의 개선,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직업생활의 어려움과 경제적인 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제반조치가 강구되었다. 예를 들어 육아휴가의 연장, 독신자를 위한 사회부조, 직업교육상의 개선, 유치원 . 유아원 시설확장, 가사활동을 직업활동으로 인정 등 사회정책적 급부행정이 보강되었다. 이런 포괄적인 사회적 조치들은, 한편 동독의 영향도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권리로까지 보장한 기한모델의 배후에는 여성과 아이를 위한 광범위한 노동법적 . 사회보장법적인 복지정책이 실제로 높지 않은 낙태율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Ⅳ. 연방헌법재판소의 가처분판결과 앞으로의 전망

1992년 8월 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임산부 및 가족보조법' 가운데 낙태에 대한 새로운 형법규정(同法 제13조 1호)과 의사의 낙태수술 신고의무(동법 제15조 2호)는 바이언州정부와 248명의 연방의회의원이 신청한 발효정지가처분을 연방헌법재판소가 8월 4일 인용함으로써 동.서독 지역은 현재 상이한 落胎規定이 적용되고 있다.

연방헌법재판소는 1974년의 제5차 헌법개정법률의 가처분판결에서처럼 효력정지가처분후 본안판결에서 법률이 합헌으로 선언되는 경우와, 그와 반대로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법률이 위헌으로 결정되었을 때 발생될 수 있는 불이익들을 형량하였다. 그래서 同재판소는 지금까지의 법률과 다른 '임산부 및 가족보조법'의 발효를 몇 달간 연기하는 것이 발효후 위헌결정으로 인한 불이익보다 적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가처분판결은 본안판결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으며, 그 어떤 사전결정도 아니다. 하지만 연방 헌법재판소는 태아의 생명은 헌법상 보호되며(그 범위나 임산부의 기본권과 관련해서는 언급 없었음). 낙태는 결코 家族計劃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

'임산부 및 가족보조법'에 대한 연방헌법재판소의 본안판결은 1975년 기한모델에 대해 내린 무효선언과 비교하여 전망할 수 있다.

연방헌법재판소는 동재판소가 내린 판결에 대한 자기기속력이 없음을 일관성있게 확인하였지만 실질적으로 낙태판결의 주요한 근거들은 예상되는 소위 "제2의 낙태판결"에서 다시 검토될 것이다. 당시 연방헌법재판소는 국가의 보호의무와 연관해서 형법적인 억압보다는 社會政策的인 豫防이 우선한다고 하면서 형법적 제재를 포기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첫째로 낙태가 본래 처벌할 만한 不法이라는 것이 명확히 나타나야 하며, 둘째로 형법규정만큼 낙태를 방지하는데 효과적인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낙태에 대한 일반적인 反가치판단은 '임신 및 가족보조법'에서 낙태를 원칙적으로 처벌하고 자문의무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후자는 1974년의 법률과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는 부분이다. 당시의 판결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면 효과적으로 태아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정책적인 조치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한모델의 위헌선언을 한 것이지 기한모델자체가 원래 위헌이라는 의견은 아니었다. 태아에 대한 국가의 보호의무는 국가가 태아의 생명을 침해하지 말도록 요구하는 방어권과 달리 국가가 적극적으로 보호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다. 이 보호의무는 따라서 다양한 수단에 의해 이행되는데 형법은 최후의 수단으로, 다른 수단으로 해결될 수 없는 보호의무를 위해 적용되는 것이다. 사회정책적인 조치가 형벌과 다른 보호의무의 한 수단이 아니라 그 적용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주장은 형벌 자체가 자기목적을 갖는다는 부당한 결론에 빠진다. 더 나아가 이 주장은 보호의무는 항상 제3자에 이 기본권을 제한하는 면을 간과하고(태아에 대한 보호의무 - 임산부의 개성신장의 자유) 절대적인 보호조치의 추구로 인한 국가에 대한 방어권의 역할을 경시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임산부 및 가족보조법'은 '형법 대신에 보호'(Hilfe Strafe)라는 원칙하에 사회국가적 급부행정을 통해 胎兒의 生命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길을 마련해서 위헌의 소지를 1974년의 법률보다 경감시켰다. 한편 지금까지 연방헌법재판소판례상 發效가 연기된 법률이 후에 合憲決定을 받은 예가 없다는 사실에서 위헌의 가능성도 완전히 부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여하튼 연방헌법재판소는 올해 안으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를 넘기면 基本法 제143조 1항에 의거해서 지금 동독지역에 적용되는 기한규정의 위헌성문제가 또 제기되기 때문이다.


Ⅴ. 맺음말

태아의 생명과 낙태에 대해 다른 가치와 법의식을 지닌 舊동독국민이 기본법의 효력하에 들어 왔다고 해서 근본적인 기본법 가치질서가 변했다고 보는 것은 단순한 산술적인 계산이다. 그러나 계속 제기되어 온 낙태문제가 동독의 가입으로 새로운 방책을 모색하는데 큰 영향을 받은 것은 부인 할 수 없다. 法的 同化는 과제이자 보다 나은 法秩序를 만드는 機會이기도 한 것이다.

법적 동화과정은 지역적 . 정치적 통일을 이룩한 독일이 진정한 내적 통일로 가는 중간 단계이다. 정치적 통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후에 입법자와 법률가들의 노력과 현명함이 더욱 요구된다.  

==================================== 차         례 =======================================

Ⅰ. 머리말
Ⅱ. 통독전 양독의 낙태규정의 차이와 낙태판결
1. 기한모델과 지표모델
2. 연방헌법재판소의 낙태판결

Ⅲ. 통일조약과 새로운 입법
1. 통일조약에 의한 법적 동화와 기본법 제143조
2. 임산부 및 가족보조법

Ⅳ. 연방헌법재판소의 가처분판결과 앞으로의 전망
Ⅴ.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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