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wley, Geoffrey,『낙태가 유방암 발병률 높인다』, 뉴스위크,
        251('96.10.30), pp.68 


- 한번 경험하면 위험률 30% 증가, 美 연구진 조사결과 밝혀 -

뉴욕시 베러크大의 내분비학자 조엘 브라인드가 이끄는 연구진은 낙태가 유방암 발생을 부추기는 게 아닌지 밝혀내기 위해 수년간 연구해 왔다. 11개 국가 6만1천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20여 건의 연구조사로부터 자료를 취합한 것이다.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연구결과를 통해 낙태가 『독자적으로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인』이며 여서의 사망률을 3분의 1 정도 높일 수 있는데다 연간 수천 명의 환자를 추가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사춘기와 임신 초기 3개월 동안 에스트로겐 분비가 증가함으로써 유방세포가 급증하게 된다. 새로운 유방세포는 임신 후기 단계에 이를 때까지 미완의 암적 요소로 존재하게 된다. 그러나 유방세포가 다른 호르몬들 덕에 모유를 생성할 단계에 이르면 저항력이 훨씬 강해져 악성화의 가능성은 줄어든다. 분만으로 유방암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낙태할 경우 반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가설을 입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낙태와 유방암의 상관관계를 시사하는 통계들이 발표되면서 낙태반대론자들은 통계의 의미를 부풀리는 데 열을 올린 반면 학계와 언론은 연구방법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중시, 명확한 연구결과를 평가절하하기에 급급했다. 그와 같은 혼돈을 바로잡기 위해 브라인드를 비롯한 연구진은 인공유산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23건의 연구결과를 종합분석했다. 자연유산은 으레 임신 초기 발생하기 때문에 유방세포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23건의 연구 가운데 18건에서 낙태와 유방암의 상관관계가 극명히 드러났다. 그 뒤 밝혀진 6건의 연구결과 중 5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브라인드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섭생이나 생활양식과 무관하게 백인 . 흑인 . 황인종 모두에게 똑같은 양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大의 통계학자 버넌 친칠리는 조사결과를 취합, 낙태 경험 여성의 경우 유방암에 걸릴 비율이 13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시 말해 위험률이 30% 높다는 뜻. 통계학적으로 볼 때 그리 대단한 건 아니다. 유방암 관련 가족 병력(病歷)같은 다른 요인이 가능 비율을 3∼4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험성이 약간 증가한다 해도 엄청난 결과로 이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미국인 일반 여성이 90세에 이르기까지 유방암에 거릴 확률은 자그마치 125이지만 낙태를 한 번 경험할 경우 16%로 증가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 해마다 80만 명의 여성이 낙태를 첫경험하는 실정을 놓고 볼 때 그들 가운데 2만5천 명은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그렇다고 낙태금지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술 한 잔씩 마실 경우 비슷한 위험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지만 술을 금하자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그러나 여성에게 낙태권이 있다면 그에 따르는 위험에 대해 알 권리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