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준, 『생명에 대한 윤리 신학적 고찰』, 가톨릭 대학교 대학원, 1996 


- 서 론 -

21세기를 앞둔 오늘날에 있어서 과학과 기술은 급격히 발전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다양하게 전문화되어 가는 현대 사회 안에서 자연과 시. 공간의 정복, 물질적 풍요, 각종 질병 치료를 통한 인간 생명의 연장 등으로 인간의 삶을 더욱 더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고도의 기술적 발달이 인간에게 희망을 제시하였다 하더라도 인간에게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난문제들을 다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의 과학이 오히려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여러 문제들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즉 기술적 진보가 가져다준 생활의 기능적인 편리함 속에는 개인의 이기심을 추구하는 경향이 묻어 있기에 수단이 정당화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구성시켜 나간 것이다. 이러한 영역이 확대되면서 현대인의 공리주의적이고도 실용주의적인 원리는 옳고 그른 가치에 대한 윤리적 견해의 확립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발달된 기술이 의료 행위에 적용이 되어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였지만 인간 생명에 대한 최고의 가치를 부차적 의미로 바꿔 놓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 것이다. 특히 성문제의 결과론적 입장으로 나타난 인공유산 문제는 오늘날 인간의 존엄성을 침식시키는데 있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공유산의 문제는 생명의 가치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키는 일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최우선적이며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과거 임신과 출산이 자연적인 질서에 의해서 행해지던 시대에는 한 생명의 탄생이 축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학 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현대 의학에서는 생명의 인공 조절 기법을 발전시키고 유전자 조작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생명이 선택의 대상이 되었고 조작의 객체가 되어 갔다. 따라서 인간 생명의 의미도 그 상황과 대상에 따라 구분되어지게 되었고 결국 인간 생명 이외의 것들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하는 생명 경시 풍조가 팽배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인간에게 주어진 과학기술의 풍요는 생명 자체의 유지나 가치를 위한 전제로 그 역할이 드러나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역할의 부재 속에 벌어지고 있는 생명 파괴 현상 중의 하나인 인공유산은 뚜렷한 해결책 없이 도덕적 논쟁 속에 계속 머물러 있다. 즉 오늘날 인공유산은 모자보건법의 모순 속에서 -제한된 범위 내에서지만-법적으로 허용된 후 아무런 죄의식이나 책임감 없이 행해지고 있은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 인구 정책이라는 차원에서 국가가 인공유산을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생명의 가치가 무시되어 있는 오늘날에 있어서 엄밀히 태아 살인인 인공유산은 우선 태아라고 하는 생명체를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필요하면 죽일 수 있다는 사실에서 여러 가지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인공유산에 대한 오늘날의 견해는 다음의 몇 가지로 나뉜다. 태아의 인간성 여부를 따져서 인공유산의 정당성을 따지는 부류가 있고, 상황에 따라 정당화 될 수도 부정될 수도 있다는 견해가 있으며, 그리고 극단적으로 인공유산은 여성의 신체에서 불필요한 조직 즉 맹장을 잘라 내는 것과 같은 외과적인 수술에 불과하므로 전혀 윤리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다.

이러한 상황들 속에서 본 논문에서는 창조주에게서 무조건적으로 선산 받은 생명을 論하는데 있어서 우선적으로 그것을 이해하는 과학의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의 反생명적 현실에 따라 부상될 수밖에 없는 태아 생명의 소중한 의미를 강조하고, 인간 생명의 시작을 구분하려는 시도와 목적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 후 이에 따른 이론과 윤리적 상황과 의견들을 비교 검토함으로써 창조주의 모상을 지닌 인간이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시키기 위해 지녀야 어떠한 가치를 지녀야 하는지 그 해결책을 나름대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 결 론 -

연간 150여만 낙태의 현실을 갖고 있는 우리 나라의 상황은 우리 모두가 생명 침해에 침묵해 왔음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이 침묵의 절규에 대하여 가지는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왜냐하면 오늘의 물질주의적 이기주의 실상을 반영하는 인간의 실태는 인간 생명과 도덕성을 파괴하고 사회 공동선을 심각하게 침해하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주의는 인간 인격을 비인격화시키는 것으로 공동체의 구성과 참여를 방해해서 무관심을 조장한다. 이러한 윤리적 가치들에 대한 손상은 비록 그 결과가 더디게 나타날지라도 경제학적 및 인구학적 질서에 끼치는 어떠한 손실보다도 심각하게 사회 공동선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참된 공동체는 진리에 근거를 둔 공동선과 진정한 인격적 참여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러한 공동체 안에서만이 올바른 인격 성장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죽음의 문화로 매도되고 있는 낙태는 우리 사회의 공동선을 위해서 극복되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즉 낙태 악에 대항하는 생명 문화 건설이 시급한 것이다. 이러한 생명 문화 운동이 비신자들에게도 공감을 얻으려면 보편적 가치, 곧 인간다운 삶, 평등한 자유, 사랑과 자유에 호소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낙태 반대 운동은 단순히 종교 교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태아의 기본 인권을 수호해야 한다는 정의 차원의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명 운동이 교회가 할 일이 많은데도 조급히 다루어지고 있다는 의견들이 있는데 이것은 착오이다. 낙태되고 있는 태아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이유 말고도 다른 반생명 현상들은 교회밖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공해 추방, 푸른 나무가꾸기 등을 하면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제시하고, 불량품 고발 센터를 통해 소비자의 인권 운동을 하고 금연 구역 등을 정하면서 침해해서는 안될 비흡연자의 권리 등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죄 없이 죽어 가는 수많은 태아 생명의 권리와 소중함에 대한 소리는 적은 영역을 차지할 뿐이다. 오히려 사회적 법적으로 보호를 받아 가는 방향에 서 있는 것이 인공유산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의 상황에서 교회는 침묵할 수 없는 유일한 양심이다. 즉 창조주의 모상인 인간에게 주어진 존엄성을 마지막까지 실현시켜 나갈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때문에 교회에는 창조주의 선물인 인간 생명을 시초부터 수호할 시대적 책임감이 주어져 있으며, 이것을 지속적인 생명 운동으로 전개시켜 나갈 의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결국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인공유산에 대한 반대운동은 종교인은 물론 모든 가정과 사회 국가 전체에 부각되어 올바른 가치질서와 인간성 회복운동으로 확산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차         례 =======================================

서론(1)
 1. 문제의 제기(1)        2. 연구의 방법 및 범위(2)
제1장 인간 생명의 절대성
 제1절 생명 현상과 기원에서 드러나는 과학의 한계성(4)
  1. 생명현상에 대해 정의하는 자연과학에 대한 문제점(4)
   1) 생물학적 정의(5)   2) 생리학적 입장(5)   3) 생화학. 분자생물학적 입장(5)
   4) 유전학적 입장(6)   5) 열역학적 입장(6)
  2. 생명의 특성과 기원에 대한 자연과학의 한계들(8)
   1) 생명의 특성(9)       2) 생명의 기원(10)
 제2절 인간생명의 이해를 위한 성서적 생명윤리관(14)
  1. 하느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15)
   1) 인간의 존엄성에서 드러나는 자유(17)  2) 인간생명의 권리(17)
  2. 그리스도의 모상으로서의 인간(18)
 제3절 생명과학과 생명윤리(19)
  1. 생명과학의 대두(19)         2. 생명윤리의 방향(21)
  3.생명의학 연구의 전반에 대한 교회의 입장(23)
제2장 인공유산에서 제기되는 인간생명의 시원성(25)
 제1절 인공유산의 정의(25)
 제2절 인공유산의 역사적 실태와 교부들의 가르침(25)
 제3절 인간생명의 시원에 대한 주장(29)
  1. 유전학파(30)   2. 발달학파(30)  3. 사회결과 학파(30)
  4. 그외 다른 이론들(31)
   1) 개체 발생학적 입장(31)   2) 뇌사설과 대뇌피지의 발달(31)
   3) 착상되는 순간을 인간생명 시작으로 보는 견해(32)
 제4절 종교들 안에서 드러난 인공유산과 인간생명의 시원성(32)
  1. 유대교(32)   2. 회교(33)   3. 불교(33)   4. 개신교(34)
 제5절 가톨릭 교회의 생명윤리관에 나타난 인간생명의 시원성(35)
제3장 인공유산에서 제기되는 태아의 인간성 문제
 제1절 생명을 지닌 인간으로서의 태아(38)
  1. 태아의 인간성에 대한 견해들(38)
   1) 태아의 생명성에 전제된 철학적 배경(38)  2) 태아의 인간성에 대한 문제(42)
 제2절 성서에서 제시하는 인간으로서의 태아(48)
  1. 구약에서 드러난 태아의 의미(49)    2. 신약에서 드러난 태아의 의미(49)
 제3절 가톨릭 교회의 태아 생명성에 대한 가르침(50)
제4장 인공유산에서 드러난 태아 생명성에 대한 윤리적 배경
 제1절 인공유산의 윤리적 이해(53)
  1. 보건의학적 고찰(53)
   1) 의학윤리와 태아진단953)    2) 태아진단에 대한 교회의 입장(55)
   3) 인공유산의 방법과 신체적 후유증(56)   
   4) 인공유산에서 드러나는 인간적 가치의 상실(57)
  2. 사회 . 경제적 고찰(59)
   1) 인구증가의 고려(59)    2) 우생학적 유산문제의 접근(64)
   3) 여성의 권리에서 드러난 문제점(65)
  3. 낙태와 법(68)
   1) 낙태의 세계적인 근황(68)
   2) 모자 보건법과 형법개정안 135조의 부당성(70)
 제2절 인공유산에 대한 윤리적 평가(76)
  1. 윤리적 사고의 단계와 윤리이론들(77)
  2. 인공유산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과 이중효과의 원리(80
   1) 가톨릭 의학윤리의 원리(80)   2) "이중효과의 원리"(82)
제5장 반생명적 현실에 대한 교회의 생명 수호 의지
 제1절 한국 사회의 인공유산에 대한 반생명적 상황과 의식구조(87)
 제2절 올바른 생명윤리와 가치확립을 위한 교회의 가르침과 생명운동(90)
  1.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91)   2. 회칙 "인간 생명"(91)
  3. 인공유산 반대 선언문(92)           4. 사도적 권고 "가정 공동체"(93)
  5.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생명의 복음"(94)
 제3절 한국 안에서의 생명운동에 대한 교회의 사목적 배려(95)
  1. 생명윤리에 핵심적으로 지침될 가치들(99)  2. 생명운동을 위한 실천적 가치들(100)
결론(105)   
참고문헌(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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