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제연구원,『간통죄의 존폐 및 낙태의 허용범위』, 1992 

문제의 소재

 

법무부는 법제처와 협의를 거쳐 1992년 4월 8일 형법개정시안을 입법예고(판보 제12087)하였다. 이는 40년만의 개정작업으로서 그간의 사회.경제적 변화양상을 대폭 수용한 "형법전의 대수술"이라고 까지 불리우고 있다.

법무부는 1985년 6월 24일 학계인사 12명, 판사 . 검사 . 변호사 각 6명 등 전문가 30명을 형사법개정특별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 7년간의 연구검토와 250여차례의 회의 끝에 형법개정안을 마련하였는데 그 개정작업의 규모는 52개 조항의 신설, 39개 조항의 삭제, 101개 조항의 수정, 그리고 모든 범죄의 형량 재조정이라는 사법사상 최장시간이 걸린 최대규모의 작업이었다.

그러나 양적 개정작업 못지 않게 그 질적 개정작업 또한 큰 변화와 전환을 보여, 국익보다는 개인기본권에 역점을 둔 죄형법정주의의 명시, 전시요소의 삭제, 컴퓨터 및 환경오염과 관련된 신종범죄처벌조항의 신설, 간통죄 및 혼인빙자간음죄의 폐지, 낙태죄의 대폭수정, 교화중심의 형벌제도개선 등을 그 대표적인 예로서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법개정시안은 입법예고 이후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논쟁을 유발하였고, 특히 간통죄폐지와 낙태허용의 경우 여성계와 종교계의 극심한 반발에 직면하게 되었다. 간통죄 폐지안에 대한 여성계의 반대운동과 법무부 주최의 공청회 및 여론조사기관의 반대의견개진은 급기야 1992년 6월 1일 형법개정특별심의위원회에서 간통처벌규정을 존치하되 「1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이하의 벌금」으로 하는 형법개정안을 최종확정하기에 이르렀다.

법무부는 올 정기국회에서 형법개정안을 상정하여 통과시키고 일정기간의 유예기간을 두어 1995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따라서 존폐 및 허용범위에 대한 입법의견이 상충하고 있는 간통 및 낙태죄의 경우 국회토의과정이나 유예기간중 많은 논쟁이 재론될 여지가 다분하다.

외국의 경우, 낙태허용여부를 둘러싸고 법률논쟁의 차원을 넘어 정치문제로 첨예화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올 대통령선거의 주요쟁점으로 등장하였고, 독일은 통독후 구동독의 낙태죄허용조항을 채택함으로써 집권당(기민당)의 콜 수상이 헌법소원제기를 천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낙태허용운동이나 금지운동이 머지 않아 정치 및 사회문제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조사연구는 간통처벌규정의 존폐논쟁과 낙태죄 및 낙태의 허용범위에 관한 여러 입법의견을 빠짐없이 수록하여 객관적으로 분류 . 소개하고 외국의 입법례와 입법방향에 관한 여러 견해를 검토 . 분석함으로써 향후 입법과정에서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다양한 입법의견 등을 포출 . 집약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

 



 

낙태죄와 낙태의 허용범위

 

외국의 입법례와 우리의 입법현황 >

미국에서 낙태의 합법화여부와 관련된 논란이 폭넓게 확산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1973년 미국연방대법원의 「로」사건판결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낙태의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텍사스주의 형법규정을 위헌 . 무효로 선언함으로써 당시까지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법적으로 용납될 수 없었던 낙태수술을 합법화하였다.

그후, 낙태문제에 보수적 입장에서 선 공화당정권이 들어서면서 낙태금지로의 방향전환을 위하여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이 보수적 성향의 인사로 구성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여성계와 진보파는 대체로 낙태의 합법화를 찬성하였으며 종교계와 보수파는 반대하는 쪽이었다. 1992년 6월 29일, 연방대법원이 낙태조건을 엄격히 규율한 펜실베니아주법을 대부분 지지함으로써 사실상 낙태규제판결을 내렸는데, 이에 대한 논란은 정치쟁점화되어 올 대통령선거의 최대 쟁점중의 하나로 등장하였다.

독일의 경우도 통독이후 구동독의 낙태죄 허용조항(「산모의 의사결정과 의사의 동의를 받아 12주내에 낙태할 수 있다」)을 채택함으로써 낙태문제가 사회 각계각층의 열띤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집권당(기민당)의 「콜」수상이 헌법소원의 제기를 천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위적 임신중절 합법화여부가 이와 같이 사회적 논란과 함께 정치적 쟁점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것은 낙태문제가 여성의 사회적 지위(임부의 자기결정권확보) 및 사회의 도덕적 가치관(자유권과 태아의 생명)과 직결된 예민한 쟁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대부터 본격화 된 산아제한의 정책 및 장려운동이 사회전반에 확산되면서 낙태행위에 대한 죄의식이 희박해졌고, 아들선호풍속은 낙태행위를 더욱 조장.확산하였다. 낙태죄에 대한 국민들의 법감정과 인식 또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하여 외국과 같은 정치적.법률적 논쟁과는 무관한 듯 하였으나, 이번 형법개정안이 확정되면서 종교계 및 여성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입법의견이 정치 및 사회문제화의 단계로까지는 아직 이르지 않았으나 서서히 표출되고 있다.

이에 우리의 입법현황을 먼저 밝히고, 형법개정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가급적 빠짐없이 소개 . 검토하여 우리 사회에서도 본격화될 낙태논쟁에 대비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 차         례 =======================================

제1편 간통죄의 존폐 및 낙태의 허용범위
Ⅰ. 문제의 소재(1)    
Ⅱ. 간통처벌규정의 존폐논쟁(3)
Ⅲ. 낙태죄와 낙태의 허용범위(22)
  1. 외국의 입법례와 우리의 입법현황(22)
  2. 낙태의 허용범위에 관한 여러 의견(25)
  3. 입법방향에 관한 몇가지 견해(35)

제2편 최근입법의견 동향 및 최신법령 소개
Ⅰ. 최근입법의견 동향(37)
  1. 최근입법의견 목록(38)       2. 최근입법의견 요지(41)
Ⅱ. 최신법령 소개(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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