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영, 『낙태죄에 관한 고찰』, 청주대학교 1992    


Ⅴ. 결어 

 낙태죄의 실효성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낙태죄에 있어서 그 실효성의 유지란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우선적으로는 피해자는 태아 자신이고 따라서 그 구제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이 선언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포기할 수 없는 규범원칙이고 이에 마땅히 태아가 포함된다고 한다면 이제 우리는 그 근본적인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

 낙태 용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조문 자체로는 이에 상당히 근점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필요성은 이와는 반대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이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은 이러한 실질적 혹은 사회적현실과 규범적현실의 교차점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즉, 두개의 서로 다른 필요성이 상반되는 방향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시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하여 현시점에 있어 당면과제는 이러한 중간적 영역에서 도대체 가벌적 영역은 어디까지 인가를 분명히 인식시키는 것에 집중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위하여 먼저 용어를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 즉, 낙태란 용어에 갈음하여 인공임신중절이라는 용어로 대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용어는 이미 반사회적 가치평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설적 견해에 의하면 낙태란 태아를 자연분만기에 앞서 인위적으로 모체 밖으로 배출하거나 태아를 모체안에서 살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행위라고 한다. 그러나 이 개념에 의하면 태아의 생명에 위험을 주지 않고 모체의 건강을 위하여 조기출산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낙태는 임신중절에 의하여 태아를 살해하는 것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낙태와 관련된 문제가 전술한 바와도 같이 존치 혹은 폐지에 관한 문제로 되어서는 안되고 오히려 논의의 촛점은 어떤 경우에 금지할 것이며 어떤 경우에 허용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로 다루어 져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금지되어야 할 낙태와 허용되어야 할 인공임신중절에 관한 문제로써 다루어져야 한다. 허용되어야 할 인공임신중절에 관하여 이것이 위법성 조각사유로써 이해되어진다면  이에 대하여서는 반(反)가치평가적 용어인 『낙태』라는 용어를 전면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의사등에 관하여 집도의사와 판단의사를 분리하여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우선적으로는 임신중절은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따라서 일차적으로는 의사에 대한 현실적 통제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