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Davenport,『유럽 '굶주림의 겨울'이 남긴 의학적 유산』,뉴스위크,1999.
         10.13 


나치의 네덜란드 봉쇄기간, 태아 영양섭취 영향에 대한 귀중한 단서 남겨

2차 대전 당시 나치는 44년 9월부터 네덜란드 서부를 봉쇄했다. 외부로부터 식량 공급이 끊기고 겨울마저 빨리 닥치자 주민들은 극심한 기근에 시달렸다. 45년 1월 도시 지역의 1인당 하루 식량배급은 전쟁 초기의 절반에 불과한 7백50cal로 감소했고 종국에는 5백cal 이하로 떨어졌다. 도시 주민들은 시골로 들어가 튤립 뿌리 등 식량이 될 만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찾아 먹었다. 그 결과 봉쇄가 풀린 45년 5월 5일까지 2만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세대에게까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60년대 들어 부부 과학자 제나 슈타인과 메르빈 수서는 '굶주림의 겨울'이 끔찍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 태아期 영양섭취의 영향에 대한 귀중한 단서를 제공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슈타인과 수서는 임신 초기 기근에 노출된 태아는 척추파열 등 중추신경계 결함을 가질 가능성이 높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과학자들은 그 당시 발육 초기에 있었던 태아가 굶주렸을 경우 성인이 된 뒤 비반이 될 확률이 높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80년대 들어 슈타인과 수서의 아들 에즈라 수서는 그 연구를 좀더 깊이 파고들었다. 그는 정신분열증과 신경계 발육 결함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태아期에 '굶주림의 겨울'을 겪었던 성인들의 정신의학적인 평가를 실시했다. 수서와 네덜란드의 한스 호에크는 임신 초기 영양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태아는 적절한 영양을 섭취한 태아에 비해 성인이 된 후 정신분열증에 걸릴 확률이 배로 높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 수서는 태아期의 영양과 다른 정신질환들의 관계를 연구중이다. '굶주림의 겨울'은 비극의 단면이지만 의학적으로는 의미있는 유산이 된 셈이다.

John Daven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