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유형과 낙태율의 관련성

 

==== 형사정책연구원,『낙태의 허용범위와 허용절차규정에 관한 연구』,1996(pp.75~77) ====

 

낙태규정이 실제로 낙태율에 일정한 영향을 주는가를 경험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으나, 이 영역에는 통계자료가 별로 없어 경험적 연구가 상당히 제한을 받고 있다. 아래에 제시한 통계자료 역시 1984년부터 1987년 사이의 어느 한 해의 추정적 낙태율을 제시한 것이므로 불충분하긴 하지만, 이 자료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관련성을 추론할 수 있다.

우선 이 자료를 통하여 유럽의 낙태율을 비교해 보면 엄격한 적응모델을 취한 나라에서는 다른 모델에 비하여 비교적 낮은 낙태율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엄격한 적응모델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모델을 비교해 보면, 흔히 '기한방식' 혹은 임부에게 낙태결정을 맡기는 '상담방식'을 채택하면 낙태가 더 자유롭게 행하여질 것이라는 우려는 사실 확인되지 않는다. 적응방식을 취하는 구서독과 기한방식을 취하는 스웨덴의 임신 100건당 낙태율은 23.2 및 24.9로서 거의 비슷한 낙태율을 보이며, 상담방식의 노르웨이도 2.2로서 마찬가지로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그리고 노르웨이와 같은 유형인 네델란드는 9.0으로 아주 낮은 낙태율을 보인다. 그에 반하여 동유럽국가들은 입법유형과 관계 없이 대략 30에서 50사이의 낙태율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낙태의 허용규정이 엄격하냐 아니냐에 따라 낙태율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요소들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떠한 요소들이 낙태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는 각 나라의 사회적 .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를 것이고, 각국에서도 그 원인을 명확히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기한방식을 가진 동유럽국가들에서 낙태율이 높은 이유는
허용적인 기한방식의 입법 자체에 기인한다기 보다, 대체로 믿을 만한 피임방법이 충분하게 보급되지 않은 사회적 여건과 태어나지 않은 개체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사회적 배경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반하여 네덜란드에서는 임신 20주내의 낙태를 허용하는 기한방식에 근접하는 상담방식의 입법하에서도 낙태률이 눈에 띄게 낮게 유지되는데, 이는 전문가의 견해에 의하면 낙태상담 및 피임상담이 아주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유럽권의 통계에 비추어 볼 때 입법모델에 따라 낙태율을 추측할 수는 없다. 입법모델의 영향보다는 임신과 피임에 관한 상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좌우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낙태규정모델의 완화가 반드시 낙태율의 증가를 낳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각국의 낙태수]

 

국가/연도

추정적인 전체 낙태수

임신 100건당
추정된 낙태수

엄격한
적응
모델

   아일랜드(1987)

   스페인(1987)

   벨기에(1985)

 3,700

63,900

15,900

 5.9

12.5

12.2

완화된
적응
모델

   서독(1987)

   핀란드(1987)

   헝가리(1987)

175,000

 13,000

 84,500

23.2

18.0

40.2

상담
모델

   노르웨이(1987)

   프랑스(1987)

   네덜란드(1986)

   영국/웨이즈(1987)

   이탈리아(1987)

   폴란드(1987)

 15,400

161,000

 18,300

156,200

191,500

122,600

22.2

17.3

 9.0

18.6

25.7

16.8

기한
모델

   구동독(1984)

   체코(1987)

   유고(1984)

   스웨덴(1987)

   덴마크(1987)

 96,200

156,600

358,300

 34,700

 20,800

29.7

42.2

48.8

24.9

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