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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자친구랑 같이살아요..
한달전에 집 나와서 남자친구 부모님께서 들어와살으라고 하셔서
지금까지 남자친구 가족들과함께 즐겁게살고있습니다..
물론 저희 엄마랑도 연락하고 만나고 지냈구요..
이렇다시피 결혼약속도 했구요..
남자친구는 계속 혼인신고 이야기를 꺼냅니다.
특히 술 마실땐 빼놓지않고 이야기하더라구요..
저나 남자친구나 형편이 못되서 당장 부모님도움으로라도 결혼준비해서 식올릴처지는 절대못되구요...^^..
그러니까 신고부터 먼저하고 3년뒤정도까지 열심히 돈 모아서 남부럽지않게 식올리자고...
제 나이 올해 20살..남자친구 25살..
둘다 어리지만 서로에대한 믿음하나로 앞날 기약하면서..
둘 다 가난이란게 얼마나 힘든건지..
특히 어린나이에 2년터울로 딸 둘을 낳은 우리엄마..그때부터 시작된 가난은
중1어린 제 나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므로써 더욱더 심각해졌고
그때문에 전 가난에 치이고 치여 적응을 했다하면 했을수도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싫네요..
가난이란거 그렇게 희귀한것도 아닐테니 펄쩍펄쩍 날뛰며 생색낼것도 없다할수있겠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테고 말이죠..^^...
여하튼 그렇게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중..
어느날 부턴가 제 몸이 많이 안좋아지기 시작하더라구요..
없던 변비가 생기질않나
걸어다녀도 멀미가나질 않나
감기가 심한것도 아닌데 코에 물집이 생기고 헐질않나..(어릴때부터 피곤하면 코가 이랬거든요..)
정말 미친듯이 잠이 쏟아지질않나..
안그래도 걱정되는것도 있고해서 남자친구와 몇번을 이야기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1,2주전 임신테스트기엔 음성이 나와서 안심하고있었는데...
그때 남자친구는 절 위로하면서
임신이든 아니든 너무 걱정하지말라고..
임신이면 낳아서 키우면 되는거지않냐고..사랑한다고..
제가 예전에 아이를낳으면 짓고싶은이름이 있어서 막 남자친구한테 말해줬었거든요..
승표..
제가 남자친구한테
"나 배나온것같지않아?? 살쪘나??" 라고하면(여자들 몇몇은 수시로 이러지요..^^;)
"우리 승표 여기있나~?" 이러면서 장난쳤는데..
그날도 승표 생기면 낳는거라구... 이러면서 절 위로해주더라구요..
그로부터 1주일뒤.. 아무래도 이상해서 다시한번 테스트기사서 해봤어요...
그날 아침에 남자친구 예비군훈련가느라 일어나는거 배웅해줄겸 따라일어났거든요..
그 날 아침에 했는데..
...정말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더라구요.. 온 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군복입고 준비하는 남자친구한테 냅다 달려가서 아무말도 못하고 덜덜 떨다가 다시 화장실들어갔다가 다시나와서 덜덜 떨다가..
어느정도 낌새를 차렸는지 남자친구 얼굴도 굳더라구요...
"아... 진짜 아무 생각도 안든다.....하..."
...라는 남자친구말이 고개숙인 제 귀에 들려올때...
..할 말이 없더라구요..
남자친군 얼른 나가야했고 다녀와서 이야기하자고 전화하겠다며 그렇게 나갔습니다..
그리고 한참뒤.. 오후쯤에 남자친구한테서 전화가왔지요..
괜찮냐고..몸 어떠냐고..
자신도 막상 이렇게되니까 어떻게해야할지모르겠다고...
그 전에 남자친구랑 둘이 이런이야길한적이있었어요..
절대 조심하자고..
우리 가난한 상황에서 아이낳기라도하면
그 아이에게 힘든 세상을 가르쳐주는거라고..
우리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 아름다운세상에서 살게 해주자고..
남부러울것없이 해줄거 다 해주면서..그렇게 키우자고..
한참을 어떻게할지 이야기가 오갔어요..
낳자라는 이야기도 나왔었고..
그러다가 현실에대한 이야기도 나왔었고..
남자친구는 내가 너무 어린데.. 어리고 한창 이쁠나이인데..
우리같이 많은곳에다니고 많은경험하고..
힘든환경에서 자란 나.. 좀 더 편하게 지내게 해주고싶다고..
제가 너무 아깝고 안타깝다고 하더라구요..
다음에 우리 형편괜찮아져서 아이낳으면 그땐 정말 남부러울것없이 잘해주겠다고..
하지만 왜그렇게 한편으로는 그런 말 하는 남자친구가 미울까요...
5주정도 된것같아요..마지막생리일부터라니까 계산하면 그게 맞아요..
지우자고...
이렇게 결정한거 그래도 좋은결정 아니니까 부모님들한테는 이야기하지 말자고...
미안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뱃속에 아기.. 아직은 사람형체도 아니겠지만.. 그래도 숨쉬고있고..
중요한건 나와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
그 사람과 그사람이 사랑하는 나..
우리 두 사람의 아이인데..
전엔 그렇게 생기면 낳는거라고 자신있게 말하며 나를 위로해줬던 사람이..
...정작 이제와서는 말을 저렇게 하니.. 참 속이 상하네요...
저도 참 복잡한 심정입니다...
제 남자친구.. 아직 25살 어리다면 어리다고도 할 수 있는나이..
아직 하고싶은것도 많을테고..
그래서 지난주 다니던 직장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이번 한달 나랑 같이 즐겁게 쉬면서 적성에 맞는거 찾아보겠다고 한 사람..
덜컥 아이낳아 젊은나이에 이 악물게하며 분유값 기저귀값 벌어오게하는게..
...너무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네요..
그 사람이 사랑이란건 힘들때 옆에 있어주는거라고..
서로가 힘들때 옆에 있어주자고 약속했는데..
정말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너무 막막해요..
가만히 앉아서 나도 모르게 배 만지면서 미소짓게되다가도..
현실적인 생각이나서 눈물이 막 흐릅니다..
사실확인한날을 기점으로 하루 하루가 갈수록 실감이가네요...
어쩌다가 인터넷으로 낙태하는이야기를적은 간호사의 글을 읽었는데..
그때 너무 속이 매스껍고 배가 콕콕쑤시는지..
...아... 이러다가 남자친구가 사이가 틀어질까봐 겁이나요...
안그래도 아까 전화온걸 밉다고..오빠 밉다고 말해버렸거든요..
사람이 어쩌면 그러냐고..그렇게 말했던사람맞냐고..
그랬더니 자신도 슬프다고..나는 안슬픈줄 아냐고..내가 또라이로 보이냐면서..화를 내더라구요..
..너무 무섭네요..
이젠 어떤게 현실인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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