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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많이 자라주었구나.
널 처음 봤을때는
조금만한 애기집이였을뿐이였는데...
9주가 지나서 다시 본 너의 모습은
어느새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더구나.
심장이 꿍딱꿍딱 뛰고...
팔 다리가 생기구...
머리는 어찌나 큰지...
너무 신기한데...
남들처럼
웃고 싶은데...
눈물만 하염없이 쏟아지더라.
어떻게든...
아빠는 만들어주고 싶어서...
한달동안
울어도 보구,
달래도 보구,
화도 내보구,
차라리 죽어버린다고 칼도 들어보구...
그런데...
이제... 엄마가 무섭데.
엄마가 싫은건 아닌데...
아직 능력도 없구,
아빠가 될 준비도 되지 않았구,
결혼도 할수가 없데.
어떻하지...
어떻하니...
며칠 있으면...
부모님끼리 만나게 될거 같아요.
곧 결론이 나겠죠.
너무 힘들어요.
나에게 찾아온 소중한 생명을
죽이라는데...
그럴수가 없는데...
아무도...
축복해주지 않아요.
이해해주지 않아요.
눈물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흘러내립니다.
입덧은 심해서...
음식도 제대로 못 먹는데...
너무 서럽구... 너무 힘들어서
정말... 죽어버리고 싶은 심정이네요.
우리 아기...
나 혼자 낳아서 키우면
분명 세상은... 따가운 눈초리로 볼텐데...
사실 두렵습니다.
겁이 납니다.
자신이 생기지 않아요.
하지만...
강해져야겠죠.
누구도...
나와 우리 아기를 함부로 볼 수 없게끔...
지금까지의 몇배의 노력을 해야겠죠.
하지만...
나야...
내 잘못이니...
그렇다치더라두...
아기는 잘못이 없는데...
가여워서 어쩌죠.
아빠 몫까지 사랑해주며
훌륭히 키울려구
노력할테지만...
하지만...
너무 불쌍해서 어쩌죠.
낳고 싶습니다.
지켜준다고 약속했습니다.
근데...
너무 힘이 드는 하루하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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