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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이 되었습니다..죄없는 생명을 하늘 나라로 보낸지...
제 나이 스물셋에...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인해 아무런 죄도 없는 어린 생명을
그렇게 아프게 떠나보냈습니다.
수술 날도 마취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생을 하고
수술 도중에도 너무 아파서 울었더랬습니다...
살아보겠다고 자궁 벽을 꽉 잡고 붙어있는 아이를
억지로 때어내려 하니... 얼마나 애기가 아팠을까요...
마치 " 엄마..살려줘" 이러는 듯 했습니다.
못난 짓이고..천벌 받을 짓인걸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줄 알았습니다.
그 기억을 가슴에 묻고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양치질 하다가 문득 -
밥을 먹다가 문득 -
공부 하다가도 문득 -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이 납니다.
입덧이 너무 심해 버스도 제대로 타지 못해서
2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걸어다녔던 일...
몇 날 몇일 입덧 때문에 밥 못먹고 속 쓰림에 잠 못잤던 일...
잠이 너무 많이 와서 수업시간마다 꾸벅 꾸벅 졸아서
진도 제대로 못 맞췄던 일...
새벽 4시에 매운 떡볶이가 너무 먹고 싶어서 떡복이 가게 찾아서
온 동네를 뒤졌던 일...
밤 11시에 고추장 불 닭이 너무 먹고 싶어서 애인에게 이야기 했더니
" 밤 늦게 먹으면 살찐다. 참어 " 라는 말 한마디에 나 혼자 서러워서
아무도 모르게 이불 뒤집어 쓰고 울었던 일...
(그 후로 지금까지는 닭냄새만 맡아도 눈물이 납니다...)
수술 전날 잠 못자고 9시간을 꼬박 울었던 일...
수술대 위에서의 일...10여분 남짓한 그 시간이 정말...고통스러운....
회복실에서 서럽게 울었던 일..옆 자리를 지키면서 내 손 꼭 잡아주던
애인의 손 길...
수술 후 몇일까지도 계속 젖이 돌아서 잠을 제대로 못 잤었더랬죠.
이 모든일들이 한꺼번에..하루에도 여러번 생각이 납니다.
5일 후에 중요한 시험이 하나 있습니다.
간호사 국가고시...
간호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써 산부인과 전문 병원에 취업을
하는 것이 한 때 저의 꿈이었습니다.
하지만...그런 몹쓸 죄를 지은 그 날로부터...저는 그 꿈을 접었습니다.
내 소중한 생명은 죽여놓고...
다른 사람들의 아기를 지켜낼 자격이 저에겐 없습니다.
어떤 때는 밤에 잠을 자면 꿈에서 애기 울음 소리가 들립니다.
애기의 모습은 그 어느 곳에도 없고 울음소리만 서럽게 들려옵니다.
내가 지은 죄 탓에 불면증에 잠못 이룬지 2달이 되어갑니다.
우울증이 다시 재발해서 병원도 다니고 약도 먹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네요...
시험이 코 앞인데 요즘은 책만 펴면 애기 생각이 나서 도저히
공부를 할 수가 없습니다...
혼자 가슴에 담아두자니 너무 힘이 들어서..이렇게 찾아와서
글을 남겨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숨 쉬며 살아있는 내 자신이
너무 죄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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