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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전 병원에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참 긴 하루 네요.
중요한 취업준비를 하고 있던 차에 임신을 했어요..
정말 막막했습니다. 애기를 낳으면 어차피 제 인생은 틀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창창한 나이에 애나 키우면서 직업도 못갖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웠습니다. 아기 갖은지도 모르고 술도 마시고 해서...아니..사실 그 이유로 라도 애를 지우고 싶었어요.. 도덕심과 현실에 기로에서..저는 저에게 유리한 핑계들만을 찾고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 결심을 하고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갔습니다. 가기전에 전철에서 두번이나 내려서 남자친구와 울면서..결국에는 제 인생이 먼저라는 생각에 다시 전철에 올랐습니다... 5분이면 끝난다는 유혹도 무시 못했습니다. 5분이면 이런 걱정도 안해도 될거라는 생각 말이에요. 내 계획대로 꾸려질 내인생이요...
병원에 들어 섰습니다. 어린 여자들과 커플들이 꽤 있더군요. 아마도 그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 차례가 돌아와서 초음파 검사를 했어요.. 5주 되었다는 군요.. 그걸 보는 순간 저를 낳아 주신 엄마 생각이 나더 군요. 엄마가 그때 엄마 인생을 생각해서 나를 혹시 포기 했다면 나는 없었던 사람이었겠지... 라고 말이에요. 초음파 사진 받아 들고 바로 나와버렸습니다.
그리고 계단에서 남자친구와 한없이 울었습니다. 나쁜 생각 했었던거.. 내 인생만 생각했던거... 이런 부끄러운 생각에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구요..
그래서 낳을 결심 하고 돌아 왔습니다. 그래서 동네 큰 산부인과에 다시 가서 초음파 검사 다시 받고 여러가지 검사하고 돌아왔습니다.
부모님들께는 빨리 말하려고요.. 아기가 태어나면 저한테 지금까지는 생각지도 못한 행운을 줄거라고 믿어요..
낙태를 결심하고 계신 분들께...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라고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분명 저보다 더 한 상황에 어쩔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실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래요..
결국 제가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건 도덕심과 현실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본능적인 모성애 였던거 같아요. 엄마에게 받았던 그런 사랑..이제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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