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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작년 11월 12일에 임신 17일쯤 된 아기를 수술했습니다
채팅으로 만난 남자가 이름도 속이고 애인 있는 것도 속이고
겁탈하다시피 해서 잠자리를 두번 가졌더니
그게 임신이 됐었어요
불과 임신 17일일인데도 수술 며칠 전에는 유두도 검어지고 유륜도 딱딱해져서 신체가 변해가는 게 두려워서 그 놈이랑 차라리 결혼을해버릴까하고 말해봤는데 그놈이 애인두고 저랑은 결혼 못한다길래 뒤도 안돌아보고 혼자가서 수술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수술 이틀 전에는 자궁내에서 보이지도 않았고
이틀 후에 가보니 점같은 게 보였는데 그게 배아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곧바로 수술 결정하고 마취에서 깨나보니 화장실가서
피묻은 붕대를 자궁에서 혼자 꺼냈습니다
저를 닮았을 건데.. 아들이었을까 딸이었을까
하면서 가끔 생각이 납니다
제가 님이라면 수술을 말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그 아이는 돌아가신 친정엄마의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다시 태어난다고 하니까요
남자로든, 여자로든요.
저는 어리석었고, 남자가 버려서 아이도 못키우고 수술했지만
님은 남편될 사람이라도 있으니
아기 낳아서 키우세요
저는 독신으로 살아도
이제 다시 아기가 생긴다면
지우지 않고 키워서 저닮은 사랑스런 아기랑
같이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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