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소원 엄마

2014/12/09 23:02 / 조회수:729

아가 3년이 다 되어 간다...

 아가..
 12월이다..
 그 날 크리스마스 이브도 엄마는 늘 그랬듯 일을 했지..
 배가 뭉치고 아파도.. 그러려나 했지...
 설마 니가 잘못됐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피가 나오고 핏덩이가 흘러 나오고..
 정신이 아뜩하고..
 화장실 변기에 주저 앉아..
 널 그래 보내야 하는 슬픔에..
 멍하게 있었다..
 아기가 흘러 나올지도 모른다는 의사 샘의 말을..
 설마 아기가 어떻게 흘러 나오는가..
 믿지 않았다..
 그렇게 무리하게 일을 해 버렸어..
 병원에 가니 이미 넌 없었다..
 수술대에 누워.. 허무하게 네가 남기고 간 아기집을 제거당할 때..
 엄마는 마취에 취해서 슬픈 것도 몰랐다..
 마취가 깨고 제정신으로 돌아왔을 때도 실감이 나질 않았다..
 너의 사진을 보고 또 보다가 입덧이 사라졌음을 느꼈다..
 엄마는 살자고 미역국을 먹었고..
 건강해지려고 한약도 먹었다..
 널 보내 놓고 엄마는 이틀만 쉬고 다시 일을 했다..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네 존재는 가족들만 알았으니 이웃들은 엄마가 감기를 앓은 줄 알았다..
 입덧으로 살이 빠져도..
 설사를 계속 해도..
 다들 엄마가 단순히 아프다고 생각할 때도..
 네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
 마흔을 앞둔 엄마는 그렇게 널 숨겨놓고 혼자 애지중지 했더랬다..
 오히려 네 존재를 알렸다면..
 다들 무리하지 말라고 쉬엄 쉬엄 일하라고 했을까..
 사랑하는 우리 아기 소원아..
 하늘 나라에서는 네 존재를 환한 빛으로 알리렴..
 다음 생에 엄마에게 다시 오면..
 지금 언니에게 해 주는 것보다 훨씬 더 널 많이 사랑해 줄게..
 축복받게 해 줄게..
 넌 엄마 인생에서 가장 큰 생일 선물이었어..
 엄마가 부주의로 널 잃어버려서 정말 미안해..
 대신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마다.. 이브 때마다.. 엄마는 벌 받을게..
 아기 예수님이 오셔도 기쁘게 마냥 웃지 못하고..
 너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그렇게 보낼테지.
 12월만 되면 슬프게 안타깝게 그렇게 보낼테지..
 사랑하는 아가야.
 엄마 뱃속에서는 불편했으니 하늘 나라에서는 편하게 쉬렴.
 약하게 뛰던 네 심장 소리 하늘 나라에서는 우렁차게 뛰고 있으리라 믿는다..
 아가.. 내 아가..
 이 세상에서는 다시 널 느낄 수도 널 볼 수도 없지만..
 하늘나라에서는 만나지겠지?
 주님이 그렇게 만들어 주시겠지?
 네가 떠난 12월..
 그래도 이 나라는 덥다.. 네가 떠난 그 더운 크리스마스 이브 때처럼.
 여름에 한국 다녀오는 길에 네가 태어났더라면 얼마나 더 복작거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심해 하는 네 언니가 널 얼마나 기다렸고 널 얼마나 사랑했는지 널 기다리며 매일 썼던 편지하며.. 알지?
 사랑하는 아가...
 하늘나라에서 부디 아프지 말고 편히 쉬렴.
 우리가 만나는 날까지 엄만 널 잊지 못할 거야..
 널 위해 기도하니까
 제발 아프지마..
 사랑한다.. 소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