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수술을 묻거든

상생과 낙태예방을 위한 홈페이지(이하 '상생 홈페이지'라 함)에 낙태수술 비용과 병원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 글들이 있습니다. 그런 글들이 게시될 때면 낙태반대 내지는 생명의 소중함을 주창하시는 분들은 상생 홈페이지가 낙태를 조장하는 사이트가 되었다면서 비난의 글을 올리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낙태수술에 대해서 묻는 분들은 당황과 공포와 극도의 긴장 속에 어떻게든지 현실을 빠져나가고 싶은 생각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남긴 글과 낙태에 관한 방법을 알려주는 글들을 삭제해야 된다고 글을 올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어린 나이에 원치 않은 임신을 하였다면, 제일 먼저 수술을 고려하게 되고, 수술에 관한 질문들을 하며 리플을 달아 달라고 하지 않을까요? 그런 상항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수술에 관해서 질문을 하였다는 이유로 비난만을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비난하기 이전에 수술보다는 출산을 장려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린 나이에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고,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인도해 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얼마전 모 방송국 저녁 9시 뉴스에서는 상생 홈페이지를 보여주며, 낙태사이트가 낙태를 조장한다는 기사를 방영하였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상생 홈페이지로 인해서 이 사회에 낙태가 조장되고, 해도 되지 않을 낙태를 하게 되는 것일까요? 낙태수술에 관한 질문을 삭제한다면, 낙태에 관한 정보를 얻지 못하게 되어 출산을 하게 되나요? 수술에 대한 글을 삭제함으로써 낙태를 막을 수만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할 것입니다. 그러나 낙태수술에 관한 글을 삭제하는 것은 해결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한 처지에 놓여 있는 청소년들을 혼자 고민하도록 방치해 둘 것이 아니라, 토론의 장으로 이끌어 내고, 대화를 통해 현명한 대처방안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낙태를 경험한 어느 분은 '누군가 나에게 한 번이라도 출산을 권유하였다면, 낙태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낙태수술을 경험하였던 분들은 수술을 고려하는 분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해 주며,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게 되었는지를 말하고, 또한 자신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상생 홈페이지가 낙태를 조장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수 많은 분들은 이 홈페이지에 와서 여러 글들을 읽고, 다른 분들의 조언 속에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웠고, 책임있는 성관계를 가져야 하겠다고 느꼈으며, 낙태를 고려했던 분들이 출산을 하기로 하였다는 글을 남기는 것을 우리는 종종 보았습니다. 또한 같은 연배의 청소년들이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해 방황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글을 읽는 것은, 천마디의 낙태반대를 외치는 구호보다, 오히려 낙태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긍정적인 면은 생각하지도 않은채 낙태수술에 관한 글들이 올라온다는 자체만으로 상생 홈페이지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한 자세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대화입니다. 대화를 통해 상대방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해결책을 찾아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 그러한 대화의 장을 차단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입니다. 낙태수술을 묻는 사람이나, 그러한 글이 올라오는 상생 홈페이지를 비난하기 이전에 낙태를 고려하는 분들에게 먼저 올바른 길이 되어 주십시오. 낙태수술에 대한 글들을 삭제해야 된다고 하는 분들의 심정도 이해합니다만 방법을 달리하여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면, 낙태수술을 고려한 사람들을 출산으로 인도하여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상생 홈페이지는 낙태로 인해 고민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곳, 전철을 밟지 않도록 힘과 격려를 주는 곳, 부담없이 쉬었다 갈 수 있는 곳, 서로의 아픔을 감싸 안아 줄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낙태수술을 묻거든......

'하늘에 보내는 편지'를 읽도록 권해 주십시오.

(물론, 아무런 생각없이 수술비용과 병원들을 상세히 가르쳐 주는 글을 삭제하는 것은 지속될
 것입니다)

                                                     2001. 9. 13.

                                                    운영자 올림